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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매트만 펴면 고양이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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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다. 번아웃이 된 상태로 갈리다니 죽을 맛이었다. 멘탈이 촛농처럼 타고 있었다. 3주 내내 부정적 에너지를 발산했다. 근데 내 옆의 사람도 그랬다. 우리는 짜증과 피곤과 위장장애와 자기 파괴의 클러스터였다. 고용주는 모르는 상처의 고름이 계속해서 터졌다.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남은 은행 예금으로 얼만큼 버틸 수 있을지를 계산했다. 한 1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는 그렇게 몸과 마음을 갈아가며 일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되다니라는 절망감이 있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회사는 잘 풀렸다. 번아웃은 나의 문제가 아니고 시스템의 문제였기에 시스템을 손 보기로 한 것이다. 합의되지 않으면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도 잘 풀려서 다행이었다.

하루만 연차를 쓸려고 했는데
이틀까지 늘려서 주말에 붙여서 쉬었다.

총 4일을 쉬었는데 3일은 리터럴리 잠만 잤다. 잠깐 깨서 밥을 먹고 또 잤다. 설명할 수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는 수마가 나를 덮쳤다. 저녁 10시쯤 깨어나 밥을 또 먹고, 야 이 시간까지 잤다며 카톡방에 자랑하고 또 잤다. 그렇게 잠으로 채워진 3일을 보내고 (너무나 후회되지만 도저히 체력이 채워지지 않았다. 지난 3주가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 휴가 마지막 날은 정신이 돌아와 밥을 해 먹고 산책도 다녀오고 집에서 요가도 하고 푸쉬업도 하고 책도 읽었다.

하 매일이 이래야 하는데.

민망한 궁둥이


둘째 고양이는 매트만 펴면 부빈다.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땀이 나기 때문일까. 쪼끄만게 지 냄새를 나에게 묻히겠다고 엄청 덤빈다. 후 그래도 니가 힐링이야.


출근해야 하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슬슬 눈만 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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