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가

치유하는 요가

반응형

 

 

요즘 늦게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날들이 많아 졌습니다. 이유는 딱히 없지만 초조하고 불안해서 스마트폰을 놓기가 어렵고 잠들기 직전에도 밀려들어오는 정보들을 봅니다. 눈을 감으면 생각이 어지러워서 쉬는데 쉬는 같지가 않습니다. 매일 매일 수련해서 조금씩 몸을 늘려가야겠다고 다짐한 일도 잊은 요가원에 갈지말지를 계속 고민합니다. 날씨만큼 처지는 기분에 면역력도 낮아졌는지 다래끼도 생기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면 챙겨먹는 영양제도 내팽겨쳐버리고 싶고 요가도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하루 쉬어버렸더니 힘이 듭니다. 누구든지 놔버리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이잖아요.

 

*다래끼가 있을 몸을 숙이는 동작을 하면 피가 다래끼 쪽에 몰려서 아픕니다. 선생님도 숙이는 동작은 피하라고 하셨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력을 높여 줍니다. 저한테 맞는 운동은 단연 요가 입니다. 유연성과 근력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도 해주는 같거든요.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충분한 휴식입니다. 쉬지 않고 움직이면 몸에 독이 됩니다. 

 

며칠간 무리하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않았더니 컨디션이 제대로 피폐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쉬기로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휴식은 가지가 있습니다. 육체적인 휴식과 정신적인 휴식입니다. 육체적인 휴식은 그대로 몸을 사리면서 잠을 많이 자는거고, 정신적인 휴식은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스마트폰 보지 않고 불안해 하지 않는게 정신적인 휴식입니다. 육체와 정신 피곤하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는 집에가서 씻고 눕더라도 금방 잠에 같지 않았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보고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불안감에 잠을 설칠 뻔했습니다. 그래서 지친 마음을 먼저 돌보기로 했습니다. 맛있는 먹어도 잠시 뿐이니 시간은 요가원에 가볼까 했답니다. 일단 매트 위에 올라가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되는게 요가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힘든 수업은 육체가 따라갈 같아서 최대한 정적이고 기초반의 수업, 하타요가 레벨 0 정도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업을 시작하시는 선생님이 안색이 나빠 보였는지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날 그날 컨디션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동작을 취하시면서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감정인지 지켜보는 연습을 해봅시다. “

 

요가를 오래하면 신기가 생기는 것인지. 저한테 하신 말씀이 아닐 수도 있지만 상황과 너무 맞아 떨어지기에  수업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괜히 선생님이 아니지, 말씀 들어야겠다고요. 날의 동작은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스트레칭 위주로, 동작 사이 사이에 호흡을 충분히 해서 근육이 늘어날 시간을 많이 주면서 움직였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감정을 지켜보려고 했습니다. 사실 몸을 움직이면서 논리적인 생각을 나열하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기엔 쉬웠습니다. 저는 화가 나고 슬픈 상황에서 요가를 했고, 매트 위에 올라 자세를 잡으니 굳은 햄스트링의 상태와 슬픈 감정이 느껴지더군요. ’컨디션을 회복해야 한다’ ‘우울함을 떨쳐버려야 한다 생각으로 요가원에 도착했는데 선생님이 감정을 지켜보라고 하셨으니 나는 지금 우울하고 슬프구나하고 호흡을 계속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작을 하느라, 집중을 하느라 우울한 감정을 점점 까먹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마음은 한결 개운해졌습니다. 땀은 거의 나지 않았지만 굳어 있던 몸도 말랑말랑해져서 힘이 생긴 했습니다. 이제는 씻고, 자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가 수업을 들으며 매일매일 깨달음을 얻진 못했지만 오늘의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같습니다. 복잡한 머리가 비워지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가 지금 어떤지 지켜보라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장마 전이라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덩달아 기운도 쳐지지만 수련하면서 몸과 마음을 달래보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