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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에 놀 거 많네 오전에 멍하게 넷플릭스 드라마 섀도우앤본을 보다가 옆집 친구와 같이 부암동 카페로 차 타고 나갔다. 섀도우앤본은 정말 놀랍게도 벤반스(키리건 장군)이 여주인공한테 키스 갈기자 마자 흥미가 조금 떨어졌다. 어쨌든 선글라스를 안 끼면 안 될 정도로 맑은 날이었다. 부처님 빛과 함께 오시네. 부암동에 찾아보면 정말 맛집 카페 많겠지만 갔던 곳은 그저그런 커피맛이고 주변 풍경이 끝내줬다. 그런 오르막이라면 몇 번이고 걸을만 했다. 북악산 풍경의 단독주택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벽을 가득 채운 담쟁이 덩쿨과 조그만 창문이 인상적이었던 동네. 친구가 화방에 가고 싶다고 해서 합정 홍대로 동네를 옮겼다. 합정홍대는 한낮에도 음주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있었고. 동네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시끄럽다고 느꼈지만 어느 펍에.. 더보기
퇴근길이 밝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 / 부처님 오시기 전 여름이 좋다. 저녁까지 한낮의 활기참을 느낄 수 있으니까. 어릴 때 통금은 없었지만 무조건 해지기 전까진 집에 들어가야 했었다. 어른의 말은 잘 따르는 어린이였기에 자연스레 해가 긴 여름이 좋아졌는지도 모른다. 사실 여름이 좋다는 건 5월 중순인 지금이나 할 수 있는 말로 한 달 뒤면 길어진 해에게 화를 낼지도. 집에 돌아와 청소도 하지 않고 후라이드 치킨 한마리를 먹었다. 이제서야 배가 불러오네. 어쩌면 내일 출근을 하게 될 수도 있어서 맥주는 생략했다. 지금 밤 열 시. 블루문 생맥주에 오렌지 한조각 띄워 먹으면 더할나위 없겠다. 너무 생각이 나네. 수요일 휴일은 각별한 것이어서 바닥 청소를 한번 더 하고, 화장실타일에 거품을 뿌리고 세탁기를 돌렸다. 널고 오는 중, 오늘은 소파 커버를 돌렸다. 이렇.. 더보기
데스커 노트북 책상으로 작업실을 만들었다. 원형테이블을 밖으로 뺐다. 사실 당근으로 팔려고 했는데 안 팔렸다. 3일동안은 정말 팔고 싶어서 가격을 점점 내리고 있었는데, 아예 거실에다 두는 게 어떠냐는 친구의 말을 듣고 당장 실행했다. 귀가 얇아서 그런 말은 잘 듣는다. 빼고 보니 너무 괜찮은거야.. 그래서 원형테이블을 그거대로 쓰고 데스커 노트북 책상을 들였다. 1400짜리. 노트북 책상이라 폭은 생각보다 좁았다. 그런데 방이 작아서 괜찮아. 오늘 퇴근하고서야 다른 가구도 놓고 액자도 놓고, 화분도 놔서 복닥복닥 따뜻한 느낌의 작업실이 완성되었다. 책상 맞은편에는 책장 두개가 있는데 책장도 데스커야. 굳이 홈 오피스가 아니라도 화이트로 하니까 두루두루 잘 맞는 느낌이 든다. 사각 책상이 주는 안정감이 있다. 원형 테이블에서 책도 읽고 일기도 쓰.. 더보기
홈요가 할 때는 플로우 보다는 동작만 딱딱 찝고 넘어가는게 좋은듯 직장 옮기고 업무에 치여서 운동할 시간을 30분 정도만 낼 수 있는데 (이거라도 하는 게 어디냐) 30분의 플로우로는 몸을 조금 데우기만 하고 유연성이나 근력이 좋아지진 않네. 시간이 없을 때는 요가 움직임 베이스로 하는 필라테스나 파워요가가 더 좋다고 느껴진다. 1시간 넘게 풀로 시간 뺄 수 있을 때는 빈야사 플로우로 몸 천천히 데우면서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좋고. 날이 따뜻해지면서 얼어있던 몸이 풀리는 기분이 든다. 더보기
미니 쿠룬타 사용기 쿠룬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척추 골반 목의 교정 교열을 잡는데 효과적이라고. 인도에서 약 600년 전부터 자세교정과 요가요법에 사용된 요가기구란다. 이거 집에 있는 인도사람들은 척추 질병 고민도 하지 않고 산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갖고 싶었지만 진짜 쿠룬타는 사람의 전신을 커버할 만큼 크다. 집에 놓을 데가 없었다. 집에 놓을 만큼 작은 걸 사려면 미니 쿠룬타 뿐인데 주문제작을 해주는 곳이 있기에 거기서 주문해서 샀다. https://smartstore.naver.com/woodmade/products/4417048980?NaPm=ct%3Dkize7bas%7Cci%3Dcheckout%7Ctr%3Dppc%7Ctrx%3D%7Chk%3D8f8c483b3104d3f399e.. 더보기
수경재배 두번째 성장을 놓칠새라 유리병 안을 면밀히 관찰했다. 모든 성장이 그렇듯이 하루이틀만에 발견되는 게 아니었지만 조급했다. 우리집이 식물을 키우기에 가망이 있나 없나 살피는 일이어서 중요했다. 역시 별다른 변화는 없었고 죽지 않아 다행이었다. 곧 그만두었다. 회사에서 누군가 나를 이렇게 본다고 생각하니 싫었다. 주말에 물을 갈아줄 때 말고는 남은 시간은 참아야겠다 싶었다. --- 일주일 뒤 스킨답서스는 줄기와 뿌리 부분이 까맣게 죽어 없어졌고 쓰레기통으로 바로 갔다. 믿었던 아이비도 반 절은 까맣게 탔다. 남은 애들은 뿌리를 살며시 내렸다. 아직 애기지만. 더보기
수경재배 식물 키우는 중 해가 들지 않는 일층집에는 죽은 것만 들어와서 살 수 있는건가 생각을 했다. 난이도 '하'의 욕실에서 키워도 될 만큼 빛이 필요없는 식물들을 들여와 집에 있는 여러가지 모양의 유리병에 담은지 일주일. 뿌리와 잎이 하나씩 썩어서 까맣게 녹아 없어지고 있다. 그나마 바깥과 가까운 조그만 창 앞으로 옮겨놓아도 그랬다.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밝은 그늘이 필요하다. 내가 들여온 난이도 '하'의 식물들은 스킨답서스와 아이비, 스파티필름. 그 애들이 죽을 때에는 녹아서 없어지는 줄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다. 집에 좀 더 녹색을 더하고 싶었는데 슬픔만 더하는 중이다. 다음에는 프리저브드 플라워 친구들을 사야겠다. 그 애들은 이미 죽었고 충분히 아름답다. 더보기
집에서는 시계를 보지 않는다. 쫓기지 않는 시간이 소중하다.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을 즐기는 시간. 퇴근을 하고서 오늘은 시계를 보지 않았다. 슈퍼에서 사온 방울 토마토와 문 앞에 있던 택배 박스를 일단 현관에 두고. 창문을 모두 열고 방에 쌓인 생활 먼지들과 고양이의 털을 충분히 털어내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샤워를 마친다음 내일 점심에 먹을 도시락을 싸고 애들 간식까지 주니까 딱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예전에는 이 한 시간이 없어서 - 다음날을 위해서 머리만 감고 잠을 더 잤었다. 어쩌다보니 집에는 시계가 없는데 (핸드폰 뿐) 안 보니까 더욱 자유로운 느낌. 부러 핸드폰 좀 집에서 작작할력고. 적당히 피곤하면 늦든 빠르든 눕는 것이 좋더라. 남은 오늘은 책을 읽다가 자야겠다. 주식 책은 너무 어려워서 안 보게 된다. 유튜브 좀 .. 더보기